서울에 어느 교회에 여집사님이 있었다. 그의 남편은 술고래였다. 좋은 직장에서 직위도 그만하면 남부러울 것이 없는데 회사 일로 매일 만취가 되어서 들어왔다. 여집사님의 소원은 남편이 예수 믿고 구원 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남편을 교회로 인도해야 되겠는데 도저히 자기 힘으로는 안 되니 자기 교회 목사님께 부탁했다.“목사님이 제 남편의 친구가 좀 되어 주셔서 예수님에 대해서 가르쳐 주세요. 한 영혼이 천하보다 귀하잖아요?”목사님은 결심을 하고 친구가 되어 보기로 했다.
그 후 자주 그의 집을 방문하고 심지어 직장까지도 찾아가곤 했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밤마다 술에 취해서 사택으로 찾아오는 것이었다. 동네가 떠나가도록 목사님을 부르며 찾아와서는 여러 가지 인생사를 나누며 교제를 하곤 했다. 성경에 대해서도 이것저것 물어 보는데 밤 1시도 좋고 2시도 좋았다. 목사님은 새벽기도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시간을 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함께 해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남편이 결심을 하고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술을 딱 끊었다. 그리고는 열심히 교회를 다녔다. 신앙은 점점 자라 완전히 새 사람이 되어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생활을 했다.그를 아는 사람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모두가 좋아했다.
그런데 몇 년 후에 서울 여의도 큰 교회로 가 버렸다. 그것도 부인 집사님과 아이들까지 끌고 몽땅 대형교회로 갔다. 그 교회에 가서 남전도회 임원을 맡아 열심히 봉사하게 되었다. 얼마 후 그 교회에서 발행하는 신앙 잡지 수기에 그의 간증이 실렸다. 그의 간증은 구구절절 그 대형교회의 찬양 일색이었다. 오로지 그 교회에 출석하면서 사명과 축복을 받았다는 얘기뿐이었다. 술고래였던 자기를 주님께로 인도하느라 엄청나게 고생한 목사님의 이야기와 그 교회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
그래서“원수는 돌에 새기고 은혜는 물에 새긴다”는 옛말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반대로 해야 한다. 누군가가 우리를 괴롭혔을 때는 물에 그 사실을 적어서 바람이 불어와 그것을 지워 버릴 수 있도록, 누군가가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하였을 때는 그 사실을 돌에 적어서 바람이 불어도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게 해야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나 아픔은 빨리 잊고 은혜와 복은 오래 기억하도록 하자. 특히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잊으면 안 된다.